시사 6

스마트시티?

정책연구자에게 ‘스마트(smart)’라는 말은 매우 곤혹스러운 용어이다. 도무지 뜻을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고 많은 분야에 활용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기기 또는 서비스들에 ‘e(electronic)’, ‘i(intelligent)’, u(ubiquitous)’ 또는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스마트’는 왜 이전의 다른 인기어들처럼 s라고 축약해서 쓰지 않았을까? 대략 세 가지 이유가 추측된다. 첫째, ‘스마트’는 유일하게 한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이기 때문에 짧고 부르기 편해서 그랬을 것이다. 둘째, 기술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전 단어들과 달리 일상에서 쓰는 단어였기 때문에 감성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셋째, e나 i는 전자 또는 IT를 상징하는 알파벳으로 비교적..

시사 2020.08.17

2018년 7월 고용 동향

이걸 보기 전에 먼저 보면 좋은 글: 고용 통계 기본 용어에 대해 알아보자 원래 고용 동향을 매달 열심히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달엔 유달리 "일자리 상황이 나빠졌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고 그 보도의 시발점이 된 것이 바로 이 이라 한번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은 2018년 8월 17일 쯤에 통계청에서 발표됐다. 거기서 나온 주요 수치는 대략 이러하다. 출처: , 통계청 참고로,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고용률은 61.3%인데, OECD에서는 고용률 계산할 때 65세 이상 인구는 빼고 하기 때문에 통계청에서는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15-64세 기준 고용률인 67.0%옆에는 'OECD 비교기준'이란 말을 써 놨다. 1999년 6월부터 지금까지 대략 19년 동안 취업자수를 보면 다음..

시사 2018.08.27

고용 통계 기본 용어에 대해 알아보자

고용 통계 얘기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될 게 있는데 좀 헷갈리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용어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나 둘다 돈을 벌지 않는 사람인 건 맞는데, 실업자는 적극적 구직활동을 했으나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서 돈을 못버는 사람이고 비경제활동인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발적으로 돈을 안 버는 사람들이다. 열심히 일자리를 알아 봤는데 직업을 못 구해서 실업자였던 사람이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게 되면 비경제활동인구가 된다. 고용지표로 제일 널리 쓰이는 것은 실업률과 고용률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이다. 실업자는 적극적 구직활동을 하면서 직업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자리 알아보는 걸 포기했던 사람들이 대거 의욕이 생겨 갑자기 죄다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

시사 2018.08.27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보자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암호화폐(cryptocurrency)는 엄밀히 말하면 뜻이 좀 다르지만 일일이 따지기 귀찮아서 정의는 생략하고 대충 섞어 썼습니다. - 주 블록체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가진 신원미상 인물이 만든 (것으로 나오는)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의 위변조 및 이중지불 방지 기술이다. 정작 사토시가 2008년에 쓴 논문에는 비트코인이란 이름은 나와도, 블록체인이란 이름은 없다. 다만 논문에서 사토시는 '전자 코인을 디지털 서명의 체인으로 정의'했고, 블록을 생성하는 원리를 설명했기 때문에 나중에 누군가가 뜻을 잘 살려 붙인 이름인 듯하다. 비트코인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대규모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화 가치 하락을 겪으면서, 중앙은행과 같은 통화기구에 ..

시사 2018.06.08

인터넷 망중립성 논쟁과 Economides and Tåg(2012)

이 글은 다음의 개념을 독자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양면시장, 멀티호밍, 싱글호밍 망중립성이란 비트나 패킷을 용도나 사용자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 체제를 말한다. 망중립성 이슈를 둘러싸고 AT&T, Verizon, 케이블TV 사업자 등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구글, 페이스북 등 CP(콘텐츠 제공자)는 오랫동안 논쟁을 해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SKT와 kt가 ISP이고, 네이버나 카카오가 CP이다.) 논쟁의 숨은 본질은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저마다 간과할 수 없는 명분을 갖고 있다. 망중립성 이슈를 ISP와 CP 사이의 문제로 좁히면 'ISP는 CP에게 추가적인 요금을 부과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된다. 질문을 조금 더 복잡하게 만들면 'ISP는 더 ..

시사 2018.04.29

시장획정과 SSNIP 테스트

다음과 같은 개념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설명 생략합니다: 완전경쟁시장, 독점, 시장의 실패, 사회적 후생 독점시장에서 독점공급자는 가격을 올려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여기서 정부의 역할은 규제를 만들어 독점공급자가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만들어 사회적 후생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가 독점시장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시장의 범위를 정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농부 박씨가 석류 시장의 100%를 차지하고 있으면 박씨가 독점공급자일까? 독점공급자로 지정되어 규제를 받고 싶지 않은 박씨는 '과일 시장에서 석류의 비중은 10%도 안 되니 자신은 독점공급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시장을 석류시장으로 하는 것이 맞을까, 과일 시장으로 하는 ..

시사 2018.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