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 9

보미 우리집 적응기 (2013. 4. 12 ~ 19)

보미는 집에 들어와 당분간 독방에 격리됐습니다. 삼순이 한테 옮을 수도 있는 병이라도 있는지 확인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일주일 정도는 삼순이와 따로 있었습니다. 제 방을 보미에게 주고 입구는 드나들지 못하게 철망으로 막았습니다. 아직 어려서 밥도 조금씩 네시간마다 한번씩 줘야 했습니다. 다행히 회사가 집에서 가까와 점심시간에 집에 와서 보미 밥을 줬습니다. 길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우리 집에 들어온 삼순이와 달리 보미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줍혀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보미는 삼순이와 여러 가지로 달랐습니다. 겁이 없이 천방지축이고 호기심도 많으며, 경계심도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독방에 있는 동안은 삼순이와 접촉할 일이 없으니 그저 편했겠지만... 피할 수 없는 ..

우리집 고양이 2018.08.02

보미 처음 온 날 (2013. 4. 11)

처형이 선생님으로 일하시는 학교에 학생이 등교길에 냥줍한 녀석이랍니다. 갓난 아기를 일단 학교에 데리고 와 버려서 어디로 다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 아가는 뜬금없이 엄마와 생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처형은 집에 데리고 와 있다가 키울 사람을 찾던 중에 안지랑 얘길 하게 되었고 우리가 데려가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라 이동장 없이 박스에 수건을 깔고 넣어서 집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집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꼼지락거렸습니다. 책상위에 올려놔 봤습니다. 키보드를 보면 이 아가의 사이즈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올려다보는 모습 아기 고양이는 보통 눈빛이 에메랄드 색입니다. 크면 색이 변합니다. 박스에서 꺼내 방을 좀 돌아다니게 했습니다. 와이프와 점점 친해지기..

우리집 고양이 2018.06.27

삼순이 (2012.10 ~2013. 3)

사람을 가리는 삼순이는 안지에겐 곧잘 앵기지만 저한테는 잘 안 오는데 딱 하나 쓰담쓰담을 허락할 때가 바로 베란다에서 발라당할 때입니다. 만지려고 다가가면 보통 도망가거나 숨어버리는데 가끔씩 베란다에서 저렇게 발라당하고 누우면 신기하게도 쓰다듬어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얼굴을 클로즈업해 찍어 봤습니다. 여느 고등어들과 똑같이 생겼지만 코 끝에 우유 묻은 것처럼 하얀 얼룩이 있고 눈이 밝은 녹색을 띄는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입니다. 호피무늬 담요에 얼굴을 붙이고 누워 있군요. 요땐 살던 아파트가 1층이었는데 나무도 많고 해서 삼순이는 바깥 구경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이동장 안에 들어가 있을 때 모습 평소에 이동장을 열어 놓으면 자유롭게 들락날락합니다. 동물병원 갈 때 이동장에 삼순이 넣는 걸 좀 수월하게 해보..

우리집 고양이 2018.06.05

삼순이 (2012. 5 ~ 9)

삼순인 비율이 좋아서 혼자 찍히면 큰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사람 손이랑 같이 찍으면 얼마나 작은지 새삼 보입니다.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 바닥이 푹신푹신하니깐 좀 불안정해서 엉거주춤. 집에 딱히 올라갈 만한 높은 곳이 없었는데 안 쓰는 침대 매트리스를 팔려고 세워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삼순이가 아주 좋아했습니다. "뭘 봐?" 보기 드문 사진. 딱 한 번 방울 달린 목걸이를 달아본 적이 있습니다. 목이 아플까봐 좀 헐렁하게 맨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움직이다가 목걸이가 입에 재갈처럼 걸려 생 난리를 치고 나서는 그후, 다시 목걸이를 매는 일은 없게 됐습니다. 자려고 누워서 저렇게 눈을 뜨고 있을 때도 많은데, 어디서 읽었는데 저 상태로 잠을 자기도 한답니다. 하기사, 사람 중에도 눈 뜨고 자는 사람이 있긴..

우리집 고양이 2018.05.28

봄, 그리고 삼순 (2012. 3. 24 - 4. 30)

많지는 않지만 집에 식물을 심어 놓은 화분이 좀 있었습니다. 삼순이, 풀 내음을 맡아 봅니다. 야생의 고양이였다면 매우 익숙한 냄새였겠으나... 방충망 너머 바깥을 멍하니 쳐다볼 때가 가끔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산책을 시켜줄 필요가 없습니다. 예민한 성격 탓에 낯선 장소를 매우 싫어합니다. 그렇다고 자유를 싫어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래서 조금 짠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이내 폭신폭신한 담요 위에 올라와 쿨하게 잠이 듭니다. 자는 삼순이의 뒷발바닥을 찍었습니다. 약간 말고 있군요. 저 때 당시 하나 밖에 없는 캣타워는 삼순이의 유일한 놀이터였습니다. 머리 장식을 하는 천이 있었는데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 듯하더니 저런 표정을 짓더군요. 도대체 무슨 냄새를 맡은 걸까요. 고양이는..

우리집 고양이 2018.05.05

토요일 아침 삼순 (2012. 3. 17-23)

집을 옮기고, 삼순이의 보금자리도 변했습니다. 토요일 낮 햇볕 잘 드는 거실에서 처음으로 삼순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처음엔 소파 밑에도 곧잘 숨곤 했는데 삼순이는 역시 방석을 좋아합니다. 저렇게 꼬리를 몸에 착 붙이고 몸을 돌돌 말면 잘 준비를 하는 겁니다. 베란다 창문 밖으로 나무가 울창하게 있었을 텐데 먼저 살던 곳에는 잘 안 보이던 것들이 많아서 신기했나 봅니다. 소파 위 방석에 누워 자는 모습 젤리같이 말랑말랑한 고양이 발바닥을 보면 참 기분이 좋지요. 만지면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고양이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 옆에 숨어 있는 걸 찾았습니다. 처음 데려오고 한 일주일 정도는 화장실을 잘 못 가려서 매일 이불을 빨다시피 했었는데 (그때 그 이불은 결국 버렸습니다.) 그다..

우리집 고양이 2018.04.11

삼순이, 2012년 3월

처음 우리집에 오고 보름 정도가 지나, 2012년 3월 경에 찍은 사진을 모아 봤습니다. 인터넷 까페에 분양 공고가 떴을 때 4개월 추정이라 했으니 이때 삼순이 나이는 5개월 쯤 됐겠지요. 아기 길고양이는 처음엔 엄마 고양이가 돌봐 주다가, 태어나 3개월이 되면 강제로 독립한다고 합니다. 야생 고양이의 습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고 3개월된 고양이가 어엿한 어른 고양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여전히 아기 고양이라서 어른 고양이가 될 때까지 혹독한 고생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순이는 어렸을 때 길에서 몹쓸 사람을 만나 꼬리를 잃었습니다. 고양이들은 침대 시트나 의자 쿠션처럼 뽀송뽀송하고 폭신폭신한 걸 좋아합니다. 삼순이는 지금도 살이 찐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도 많이 말..

우리집 고양이 2018.03.28

새로운 식구를 만나다

아이맥 만지는 삼순이. 삼순이는 처음 봤을 때부터 소심하고 겁 많은 고양이였지만 그래도 저 때는 어릴 때여서 그랬는지 이것 저것에 호기심이 참 많았습니다. 안지가 강의준비 하느라 전공책을 펴 놓으면 그 위에 올라가서 본다거나 다리 위에 앉아서 애교를 부렸습니다. 신기하게도 저한테는 늘 경계하고 도망가기 바쁘던 삼순이가 안지한테는 쪼르르 달려오고 착 달라 붙고 이럽니다. 고양이가 남자 사람보다 여자 사람에게 더 우호적이라는 얘기는 자주 들었습니다만 제가 뭘 잘못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안지가 안고 있는 모습. 안지도 동물을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서워했는데 둘은 빨리 친해졌습니다. 안지랑 놀던 삼순이는 졸린 듯 침실로 들어가 잠시 쉬더니, 다시 나와 영양을 보충하고, 또 이렇게 착 붙어서 애교를..

우리집 고양이 2018.03.20

삼순이 처음 온 날

2012년 2월 20일. 벌써 6년 전입니다.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서 고양이 까페의 분양 글들을 매일같이 구경하다가 한 녀석이 눈에 밟히게 됐습니다. 생후 3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아기 고양이 티를 막 벗기 시작할 무렵의 고등어였는데, 구조 당시 꼬리에 고무줄이 감겨 있어서 꼬리 절반이 괴사 상태였다고 합니다. 어느 착한 분이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가 꼬리 절단 수술을 했고, 데려가서 키울 사람을 찾는다는 공고를 인터넷 고양이 까페에 냈습니다. 태어나 한번도 반려동물을 키워 본 경험이 없어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서 결국 연락을 했습니다. 지금도 내 인생에 제일 잘 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삼순이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보호자를 만나러 갔을 때 처음 본 삼순이는 이미 어른인 다른 ..

우리집 고양이 2018.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