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집에 오고 보름 정도가 지나, 2012년 3월 경에 찍은 사진을 모아 봤습니다. 인터넷 까페에 분양 공고가 떴을 때 4개월 추정이라 했으니 이때 삼순이 나이는 5개월 쯤 됐겠지요. 아기 길고양이는 처음엔 엄마 고양이가 돌봐 주다가, 태어나 3개월이 되면 강제로 독립한다고 합니다. 야생 고양이의 습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고 3개월된 고양이가 어엿한 어른 고양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여전히 아기 고양이라서 어른 고양이가 될 때까지 혹독한 고생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순이는 어렸을 때 길에서 몹쓸 사람을 만나 꼬리를 잃었습니다.

 

 

고양이들은 침대 시트나 의자 쿠션처럼 뽀송뽀송하고 폭신폭신한 걸 좋아합니다.

 

 

삼순이는 지금도 살이 찐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도 많이 말랐더랬습니다.

 

 

수술을 하느라 꼬리에 털을 밀었는데 아직 다 자라지 않아 저런 모습이었습니다.

 

 

고양이 발바닥은 정말 귀엽습니다. 삼순인 고등어 태비라 흰털과 까만 털이 섞여 있었는데 발바닥 맨살도 분홍색과 까만색이 섞여 있었습니다.

 

 

캣타워에 올라 앉아 있는 모습

 

 

삼순이는 빨간 천을 덮은 이케아 포앙 의자를 좋아했는데, 저때 이후 우리집에서 저 의자는 사람이 앉는 일은 거의 없게 됐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 있을 땐 바쁘게 돌아다니지도 않고 그냥 같은 자리에서 꼼지락거려서 사진 찍기에도 참 좋았던 거 같습니다. 예쁜 사진이 많아 한꺼번에 올립니다.

 

 

앞에서 뭔가 신기한 걸 계속 보여줬는데, 조금은 귀찮아 하는 표정입니다.

 

 

식빵 자세로 마시마로랑 속닥속닥 하는 모습

 

 

자는 모습

 

 

... 발라당 애교 떠는 모습 등 다채롭지요.

 

 

아마도 카메라 옆에서 낚싯대라도 흔들었을 겁니다.

 

 

놀고, 먹고, 잠만 자는 고양이 팔자가 참 부럽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는데, 고양이는 내가 처음 기르기로 결심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걸 우리에게 줬습니다.

 

 

삼순이는 위험에 처할 일도 없고, 배고플 일도 없이 편한 팔자라는 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집에서 삼순이가 사는 모습을 보면 내가 어떻게 살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를 줄 때도 참 많았습니다.

 

 

고양이를 기르면 고양이처럼 사는 법을 조금은 배우게 되고, 그건 사람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삼순이 덕분에 저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어려서 서툴고, 힘들어 하면서도 잡아 보려고 애쓰는 모습은 귀엽고도 기특합니다.

 

 

가까이서 찍으면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아기 고양이 티가 확 납니다.

 

 

표정이 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 때만 해도 뭔가 의욕이 있어 보였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삼순이의 사냥솜씨는 6년이 지난 지금 거의 퇴화되었습니다.

 

 

언젠가 파란 하늘과 구름과 참새들을 직접 구경할 수 있게 바깥에 데리고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면 퇴화된 본능이 다시 깨어날지도... 물론 삼순이가 좋아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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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uja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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