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는 집에 들어와 당분간 독방에 격리됐습니다. 삼순이 한테 옮을 수도 있는 병이라도 있는지 확인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일주일 정도는 삼순이와 따로 있었습니다.

 

 

제 방을 보미에게 주고 입구는 드나들지 못하게 철망으로 막았습니다. 아직 어려서 밥도 조금씩 네시간마다 한번씩 줘야 했습니다. 다행히 회사가 집에서 가까와 점심시간에 집에 와서 보미 밥을 줬습니다.

 

 

길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우리 집에 들어온 삼순이와 달리

보미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줍혀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보미는 삼순이와 여러 가지로 달랐습니다.

겁이 없이 천방지축이고 호기심도 많으며, 경계심도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독방에 있는 동안은 삼순이와 접촉할 일이 없으니 그저 편했겠지만...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왼쪽 방엔 삼순이, 오른쪽 방엔 보미.

철망 너머로 훤히 보였기 때문에 서로의 존재는 알고 있었겠지요.

 

 

삼순이, 슬며시 기어 나와 옆방을 기웃거립니다.

도대체 어디서 굴러 들어온 녀석인가...

 

 

드디어 철망을 사이에 두고 조우합니다. (이 사진이 첫 대면은 아니겠으나)

처음엔 삼순이가 하악질도 하고 그랬는데

생각보다 서로 적대하진 않아서 한시름 놨습니다.

 

 

서로 가까이 다가갑니다.

덩치는 삼순이가 훨씬 컸지만 겁은 삼순이가 더 많아 보였습니다.

 

 

서로 자기소개라도 하는 듯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소이다. 이 집 그런대로 지낼만은 하오."

 

 

"그나 저나 검사 결과는 언제 나오는 것이오? 방이 좀 좁구려..."

 

 

철망 쓰러지지 말라고 박스를 받쳐 왔는데 이리 저리 나갈 틈을 찾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보미도 슬슬 바깥 세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며칠이 지나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행히 보미는 병 같은 건 없었고 건강했습니다.

삼순이, 거실 베란다에서 보미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눈치를 살핍니다.

"특별히 조심할 건 없는거죠?"

 

 

조금 쑥스러운듯 시선을 돌리는 삼순이. 철망 없이 삼순이를 보게 된 보미.

"여어..."

 

 

이렇게 둘이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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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uja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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