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점심 먹고 여느때처럼 고양이 밥 주러 식당 앞 바깥계단으로 갔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죽어 있었다. 무서워서 가까이 갈 수는 없었는데 무늬가 요새 자주 보이던 3호와 같아서 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3호가 죽었는 줄만 알았다.
다음날 휴일인데 혹시나 해서 회사에 나와 봤다. 아무래도 고양이가 죽어 있는 걸 경비 아저씨한테 알려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갔는데, 왠걸 3호가 살아서 돌아 다니고 있었다.
3호 한테 밥을 주고 경비 아저씨한테 가서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다른 직원 분을 데리고 삽을 가지고 오셨다. 아저씨들은 고맙게도 죽은 고양이를 숲에 묻어 주셨다. 덕분에 가까이서 모습을 봤는데 노랑 무늬인 건 3호와 비슷하지만 훨씬 큰 녀석이었다. 아저씨들 말로는 키스디에서 가장 최근에 태어난 삼형제 중 막내이고, 내가 매일 밥주던 3호는 원래 우리 회사 고양이가 아니라 그러신다ㅡㅡ;
암튼 숙연한 고양이 장례식이 끝나고 숲은 다시 평온을 찾았다. 그리고, 지난번에 봤던 5호 삼색이가 또 와 있었다.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은 좀 별로이다. 요즘 나한테 익숙해져서 점점 간이 배 밖으로 나오고 있는 3호와 달리 이 녀석은 아직 나와 꽤 거리를 유지한다. 그래도 울음 소리를 내는 것이 3호와 다른 점
원래 1호한테 주던 밥이었는데, 요새 1호는 사라지고 없다. 이젠 새로운 녀석이 와서 밥을 먹는다. 예전에 1호와 3호가 친하게 지내는 걸 본 적이 있는데, 1호는 이제 안 보이고 3호는 아직 작다. 아저씨들 말로는 우리 회사도 길냥이들 사이에선 영역 싸움이 잦은 곳이라고 했는데 1호가 떠난게 맞다면 지금 우리 회사는 무주공산이다. 과연 밥 잘 나오고 숨을 곳 많은, 근처에 보기드문 이 명당자리는 누가 왕초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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