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길고양이

1호와 3호는 아는 사이였다

jujaeuk 2025. 4. 15. 16:50

 2011. 10. 27. 03:13

오늘의 고양이 관찰을 통해 새로운 걸 몇개 알았다.

 

내 근처에도 안 오던 3호. 밥을 주면서 꼬셨더니 이젠 제법 가까이서 카메라를 들이 대도

도망을 안 치게 되었다.

 

유아용 고등어 팩은 다 먹은 관계로 그냥 성묘용 건사료를 줬는데, 그래도 잘 먹는다.

 

밥 대충 다 먹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

 

갑자기 담 밖으로 나가길래 나도 담을 넘었다. 좁은 담벼락에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내가 옆에서 자꾸 알짱대니깐 "다시 들어가 말어" 하면서 시위를 한다.

 

나 말고 밥을 주는 사람이 또 있었다.

담벼락 맞은 편 빌라에서 한 분이 나오셔서 고양이 한테 막 말을 걸더니

길 위에 사료를 뿌려 놓고 갔다.

동네에 있다 보면 길냥이들한테 적대적인 사람도 많이 보게 된다는데

이 동네는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다행...

 

내려와서 밥을 먹는 3호 작아서 담벼락 밑으로 뛰어 내려가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이 고양이를 너무 우습게 봤다.

 

그 사이에 좀 자란 것인지 내가 낯이 익은지

확실히 예전에 비해선 덜 경계한다. 햇볕을 쬐며 빤히 쳐다보는 3호

 

다가가 봤더니 역시나 다시 들어간다

 

도로 들어가 버린 3호. 난 또 저 담을 넘어 들어가야 된다.

 

어디선가 나타난 1호.

1호와 3호가 같이 있는 건 처음봤다.

 

 

사이즈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둘이 사이가 좋다. 어쩌면 가족인지도 모르겠다.

 

나무에 스크래치하는 3호. 동작이 좀 어설프고 성의 없어 보이는 것이

왠지 엄마가 시켜서 하는 숙제 같아 보인다.

하면서 1호 눈치도 많이 보고 있었음

 

다시 회사 숲속 볕 잘 드는 자리에 앉은 두마리.

 

1호는 잠시 알짱거리다 어디로 가버렸는데 3호는 계속 지키고 있다.

 

아늑한 안 뜰에 혼자 앉아 있는 1호

 

옆을 응시하고 있다. 옆엔 또 3호가 와 있었다.

 

 

 

 

 

아무래도 2호와 4호는 자주 오는 녀석은 아닌 듯하다. 그때 체육대회 날 이후로 보질 못했다.

 

총무팀 김모씨와 회사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

우리회사 고양이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었다.

 

김모씨는 입사 이후 회사에서 아기고양이가 태어난 걸 세번 봤다고 한다.

세번 다 지하 주차장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에서 새끼를 낳았고

사람들은 아기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박스에 신문을 깔아 아기집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아기들이 점점 자라 주차장을 활보하기 시작했고

처음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실장들의 차에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고 노는 거에 재미를 붙인 이후

발자국을 남기거나 긁어서 기스를 내는 일이 생기면서 실장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부득이 총무팀은 고양이들을 주차장에서 내쫓기에 이르렀다 한다.

 

결국 유기묘 관리 시설에 신고하여 사람이 왔는데

그곳은 길냥이를 잡아 간 다음에 공지를 하고 며칠을 보관하다가

기간 내에 분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는 곳이었다.

 

평소에 고양이를 사랑하여 밥을 주며 돌보던 서모씨가 유기묘 보호소 사람들을 막았고

실랑이 끝에 결국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유기묘 보호소 사람들은 이대로 철수하는 대신

서씨는 더 이상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 였다고 한다.

 

이후 고양이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길냥이들 끼리도 우리 회사를 둘러싼 영역 다툼이 심해

힘센 고양이가 다른 데서 넘어 와서 엄마 고양이랑 싸우기도 하는데

 

그러던 와중에 영역의 대장이 바뀌기도 하고

다른 고양이가 와서 아기 고양이를 공격해서 물어 죽이는 일도 있었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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